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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5일 (토) - 포드 V 페라리

gentlecity 2020. 2. 15. 22:58

 

명작이라고 호평을 받은 크리스찬베일과 맷 데이먼 주연의 '포드 V 페라리'. 극장 상영 당시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가 결국 집에서 보게 됐다. 영화 유투버들의 리뷰가 칭찬 일색인지라 기대가 컸다. 대부분의 감삼평에는 포드같은 남자와 페라리같은 남자의 대결, 우정을 담은 영화, 질주하는 열정이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영화라는 수식과 거대한 무언가가 느껴지는 멘트들이 즐비하다.

영화는 거대하고 화려하기보다는 오히려 냉정하고 신중하게 느껴진다. 내가 숨막히게 바라본 순간은 레이싱 장면이 아닌,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가 포드 경영진의 반대로 르망 24시에 나가지 못하면서도 라디오로 레이싱 현황을 들으며 레이싱에서 벌어지는 일을 분석하고 예측하며, 자동차를 수리하는 모습이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왜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가, 포드가 나가서 실패했으면 좋겠다'라고 저주를 퍼부었을 것인데, 켄은 그렇지 않았다.

'포드 V 페라리'의 진면모는 영화내내 풍기는 주인공의 기름냄새다. 레이서가 경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수리를 하고 분석하는 지루한 과정을 직접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보통의 드라이버는 자동차의 문제점에 대해 의견 개진은 할 수 있어도 직접 공구를 들지는 않는다. 그룹총수가 PPT를 만들지 않는 것 처럼 말이다.

르망 24시에서의 우승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영화에서도 우승을 도둑맞은 순간은 당황스러웠지만 그 보다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음에도 맷데이먼을 보자마자 자동차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이야기한다. 눈물이 울컥 쏟아지는 장면이이었다.

현실을 직시한다는 누군가는 분명 포드는 결국 켄 마일스를 통해 모든 것을 얻었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그리고 현실은 그렇게 돌아간다고 믿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내에서의 켄 마일스와 같은 열정은 현실에서 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낸다. 자본주의와 기업은 켄 마일스와 같은 인물에게 모든 투자를 집중한다. 왜냐하면 그 분석적이고 그래서 정확하기까지한 그의 열정은 거대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오히려 포드와 같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은 조직구성원 사이에서의 불신으로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 결과로 포드는 그 이후 르망24시에서 다시는 승리하지 못한다.

켄 마일스가 보여준 냉정한 분석과 몸소 체득한 경험, 그리고 이를 지속시켜주는 맹렬한 열정은 성공적인 투자와 경영에 유일무이한 필수요소다. 그리고 그것이 자본주의와 자유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본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