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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3일 (화) - 금융의 지배 (The ascent of money) – 니얼 퍼거슨 (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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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3일 (화) - 금융의 지배 (The ascent of money) – 니얼 퍼거슨 (1)

gentlecity 2019. 8. 17. 20:53

금융의 지배 (The ascent of money) 니얼 퍼거슨

 <화폐의 탄생>

금융의 역사는 화폐의 탄생으로부터 시작된다. 5천년 전에 태동한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점토물표(물건거래를 점토판에 표시)를 이용해 보리나 양모 등의 농산물과 은 같은 금속의 거래기록을 남겼다. 점포탄에는 이를 소지한 자는 추수 때 일정량의 보리를 받는다고 나온다. 이 개념이 친숙한 이유는 현대의 은행권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내재적 가치가 거의 없는 종이 조각이다. 화폐는 구체적으로 대부자와 차입자 사이의 중요한 관계를 드러낸다. 화폐를 이용한 거래의 밑바탕에는 차입자가 되갚는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세상이 흘러가는 이유는 돈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상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사람과 상품과 서비스 때문이다. 화폐가 발생하고나서 그리고 신용이라는 개념이 정착해서 세상이 흘러가는 것이다.

신용이 바탕이 된 화폐가 발생하고나서 이탈리아의 베니스에서는 유대인들이 중심이 되는 고리대금업이 발생하였다. 베니스의 고리대금업은 첫째, 신용시장 초창기에 터무니없는 이자율을 부과했던 대부자의 힘, 금융적 갈등을 폭력적 수단 없이 해결한 법정의 중요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종적 소수였던 채권자가 인종적 다수였던 채무자(기독교인)의 적대신 때문에 겪어야 했던 취약한 입지를 보여주었다. (p. 42)

<은행의 탄생>

수적으로 소수였던 채권자들이 온갖 불합리한 처분을 당한것과 반대로 메디치 가문은 권력을 잡았다. 당시 갖가지 종류의 통화가 유통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메디치가문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외화 환전상이었고 은행가 길드의 구성원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황제와 귀족가문은 장거리 무역이나 납세 업무 시 환전 절차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 황제는 정기적이고 적지않은 규모로 계약을 해왔기 때문에, 메디치 가문에게 좋은 고객이었다. 교회는 비난했지만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이런 업무를 막을 수는 없었다. 메디치는 다각화에 성공했는데, 여러지역에 거점(현재 은행의 지점의 개념)을 열어 탈집중화를 위해 노력하였으며, 위험분산을 위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켰다. 메디치 가문은 작은 규모는 탁월한 전략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p.52)

 그 이후로 발전된 혁신이 바로 예금된 돈을 대출해주는 것이다. 당시 뱅크런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준비금을 100% 가까이 준비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예금을 동시에 인출할 가능성은 매우 적었으므로 일부만 준비금으로 충당하고 이를 빌려줄 경우 이윤이 생긴다는 사실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시초로 유동성의 개념이 생기고 이 유동성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 졌다. 이제 돈은 예금과 준비금이라는 은행 부채의 총합으로 나타났다. 아주 단순히 말해, 신용은 은행 자산(대출)의 총합이었다. 대다수 돈을 구성하는 것은 예금 계좌로만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돈이거나 법정 화폐로 통용되는 은행권 및 주화였다. 금융개혁은 활력이 떨어지던 지역의 은을 이용해 현대식 화폐 시스템의 초석을 마련하였고, 점차 다양한 기관이 채무자와 채권자를 중개하도록 유도했다. 이 기관의 핵심역할은 이제 정보수집과 위험관리가 되었다. 이제 신뢰가 무너지면 은행이 망하는 시스템이 생겨난 것이다. 돈은 사실 신용일 뿐 금속이 아닌 것이다. (p. 56)

 <은행업의 진화>

이후 다양한 형태의 은행이 생기고, 지폐발행을 은행이 담당하면서 은행업은 발전하기 시작한다. 금본위제와 인플레이션 우려(, 보유 금의 규모와 준비금의 합을 넘지 않는 선에서만 화폐발행을 제한함)로 규제가 있었지만 뱅크런(유동성 위기) 사태를 막기위해 규제를 번번히 풀어야했고, 예금수취은행, 합자형 은행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소수의 대형 상업은행이 출현했다(그중하나가 바클레이즈, 1896) 특히 미국은 강력한 거대 금융기관의 우려로 인하여 소형 은행 규제가 완화되면서 완벽한 자유 은행 체제를 이루기도 하였다.

<파산한 집단>

미국 테네시는 파간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이유는 신청이 비교적 수월하고, 곤경에 처한 차입자 대부분이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고, 채무탕감, 낙인/물리적인 고통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자본주의 경제권인 미국이 경제적 파산 선고가 손쉬운 토대 위에 세워졌다는 점이다. (p. 63)

신용과 채무는 경제 발전에 꼭 필요한 초석으로, 광업, 제조업 혹은 무선 통신 분야만큼 국부 창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또 한편으로 빈곤의 원인을 금융업자의 탐욕으로 보는 것도 지나친 해석이다. 때로 가난은 은행의 존재가 아닌 금융 기관의 부재와 더 관련 깊었다. 글래스고의 이스트엔드 지역의 경우 차입자들이 효율적인 신용망에 접근할 수 있어야 거리대금업자의 마수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 저축자들이 믿음직한 은행에 돈을 맡겨야 은행이 이 유휴 자금을 업계로 순환시킬 수 있다. (p.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