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살아가기

2019년 8월 4일 (일) - 앞으로의 한국 본문

일상

2019년 8월 4일 (일) - 앞으로의 한국

gentlecity 2019. 8. 5. 00:39

직업 상 다양한 기업의 재무담당 실무자와 임원들을 클라이언트로서 만날 기회가 많고, 운 좋게도 특정 산업이 아닌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모두가 한 목소리로, 연초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 대비 현 시점의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금융시장에 있으면서 이정도로 모든 산업 전반이 불황을 겪었던 적은 없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아주 높은 확률로 앞으로의 미래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주가가 하락한다고 말할 때가 바닥이라는 주식시장에서의 웃픈(?) 클리세가 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내수/수출 할 것없이 모두가 망가진 상태인데 원인을 분석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일단, 중국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60% 이상이 중국에 진출하였거나 중국 매출비중이 상당한데, 중국의 성장률이 눈에 띄게 저하되면서 중국향 매출/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르게는 사드보복과 중국자국 생산품 비중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정책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미중무역분쟁이 주된 이유다.

두번째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업의 비용이 급증(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는 치명타다)하고 생산성이 대폭 감소하면서 중소형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나둘씩 곡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일본이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실시했고 바로 그 순간부터 약 30년간 일본 경제는 하락했다.

세번째로,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이제는 일본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이 경색되기 시작했다. 이는 적어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대부분을 잠식할 것이다.

상기 이유로 인하여, 한국금융시장과 경제는 전방위적으로 고립된 상태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연초부터 한국 주식시장에 디하여 매력없는 시장으로 간주하였으며, 글로벌 투자은행과 리서치기업들은 한국을 회의대상에서 제외한지 오래다. 한 마디로 한국은 지금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성장하지 않는 나라에게 투자할 나라는 적어도 지구상에는 없다.

IMF나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는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이벤트적인 단발성 요인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잘 해결했다. 하지만 지금은 차원이 다르다. 미중무역전쟁과, 정부의 시책, 그리고 일본과의 관계악화는 이벤트성이 아닌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 즉 경제의 뿌리를 훼손하고 있다. 뿌리가 훼손되면 다시 살아나는데 오랜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으며 최악의 상황에서는 그냥 죽어버릴 수 있다. 상기 현상들이 왜 우리경제를 망가뜨릴까? 복잡한 이유들이 넘쳐나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바로 우리나라의 기업과 금융시스템이 과거 대비 전세계적으로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여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한국만 고립되는 시장이 되어버린다면 언제어디서든지 구멍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트럼프가 중국에 횡포를 부리는 이유는 중국이 미국소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며, 아베가 한국에 횡포를 부리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10년 후의 한국은 희망이 사라지고 빈부격차는 극에 달하며, 범죄율이 높아지고 지방은 낙후된, 어두운 사회가 될 확률이 높다. 

현재로서 해결책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찾는다면 반대로 미국과 일본을 고립시키는 방법밖에는 없다.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와 동맹관계를 맺고 무역을 끊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지구상 가장 부자나라이기는 하지만 고립되면 어쩔 수 없이 손을 들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 세계 그 어느나라도 미국이나 일본과 친구가 되려고 하지 적으로 돌리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잘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려야한다. 그것도 아주 빨리 말이다. 왜냐하면 경제라는 것은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경제를 정상화시키려면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주식시장과 기업은 싸이클이라는 것이 있지만 한 나라의 경제에 싸이클 따위는 없다. 일본을 보라. 일본은 30년동안 망하고 있었던 나라다.